머리큰 아저씨의 보약 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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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카의 일상

외식이 주는 행복

Yanca 2019. 3. 1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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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딱히 기쁜 일이랄 것도 없을 나이. 42 이미 다 먹어본 것, 이미 다 한 번씩 가본 곳, 해본 것, 이 일을 어쩐단 말인가!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도 이제 중년이다." 중년 삼 형제를 두신 어머니는 맛집을 좋아하신다. 그래서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뜬금없이 들이닥쳐 밥 먹으러 나가자고 가족들 하나씩 꼬시는 것이다. 자고 있는 동생을 깨우고 형에게도 전화를 걸어본다. 형은 이미 가족들과 홈플러스에 도착한 상황이라 우리끼리 식당으로 향했다.


어디 맛집이있나...동네를 이리저리 돌아다녀 본다. 가본집, 처음본집, 유명한집 썰렁한집... 그중 눈에 띤 족발보쌈집을 동생이 가리켰다. 어쩐일인가 토요일 저녁시간인데 손님이 없다. 그래서 유일한 손님인 우리는 의기양양하게 일반보쌈과 막국수를 주문하였다.


날이 풀린 토요일 한가한 저녁시간 


이미 나이가 나이인지라 가게에 손님이 없는것은 사람들이 멀리 놀러가서 그렇다는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날이 좋아 기분이 좋아 오늘은 보쌈인것이다.


나는 분명 이것을 먹으면서도 금새 다시 먹고 싶어질것을 예감했다.

쫄깃한 식감과 구수한 족발의향.


오뎅국물이 보글보글


떠드는 사이 금새 막국수가 나와버렸다. 매콤, 새콤, 달콤, 쫄깃! 4박자가 쿵짝!


막국수가 반가우니 사진 한방 더! 가위는 필요 없으삼.


사람의 기억이라는 것이 재밌는 게 이 사진을 보니 다시 맛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공주 신관동 한적한 한적길에 위치한 '도야족발'의 일반족발메뉴를 사진 찍어봤다.


부디 장사 잘 되서 오래오래 장사 했으면 좋겠다. 


사실 돼지고기처럼 맛과 가격, 만족감을 주는 음식이 그리 많겠는가. 라고 말을 했는데...  오늘 일주일 째 잡고 있던 일을 마치고 점심을 외식하기 위해 동생을 불러냈다. 오늘의 점심 메뉴는 족발을 먹느라 먹지 못했던 '수타짬뽕'이었다.


신관동 스타벅스 4거리 '황제해물문어족발집'이 나간자리에 들어온 '수타짜장면집'의 8000원 해물짬뽕. 맞은편은 고기짬뽕.


매콤한것이 항상 짜장면을 먹으러 들어갔다가도 짬뽕을 시켜먹는 나에게는 만족감을 주는 메뉴중 하나이다.

오늘 처음 와서 먹어봤는데 맛은 합격! (사실 불합격한 중식당이 없다는것은 함정)


집에서도 얼마든지 해 먹을 수 있는 요리들이지만 이젠 시대가 변했다. 예전에는 일가친척집이나 이웃집이나 들이닥치면 맛있는 음식을 내어주곤 했었고 그 맛이라는것은 추억버프를 받아 다시 없을 맛으로 가공되곤 하였는데...이젠 이렇게 맛집이 어딘가~ 하고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죽하면 먹방이 인기가 있는 시대가 되었겠는가. 내가 먹지 않아도 남이 먹는것을 보는것 만으로도 포만감이 느껴지는 시대.


다시 꺼내 먹을 수 있도록 나는 지난 토요일 어머니와 동생과 먹은 족발과 오늘 동생과 먹은 짬뽕을 여기 블로그에 저장한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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