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큰 아저씨의 보약 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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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카의 일상

타고난 재주는 어디 가지 않는다.

Yanca 2019. 3. 17.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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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주 어려서부터 활발한 성격이 아니라 차분하다못해 몸이 차가워질 정도로 정적인 사람이었다. 이런저런 위기는 있었지만 군대도 무사 제대했었고 그럭저럭 입원은 했었지만 지금껏 살아있다는것이 감사할 지경이다. 제작년부터 나는 유튜브에 무엇을 올려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몇 달전에 내린 결론은 손그림을 그려서 올리자 였는데 이런저런 핑계로 실행에 옮기질 못했었다. 그러던것을 오늘 느닷없이 두개 찍어 올려 보았다.


책상위에 고정대를 만들고 DSLR카메라는 너무 무거워서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하고 어두우니 활영용으로 미리 준비해둔 고독스로 조명을 비췄다. 


처음 그린것은 상디 그리기. 잘생기고 남자다운 상디를 원피스 캐릭터중에서는 내가 가장 인정하는 캐릭터로써 그렸다.


그리고 내 길쭉한 얼굴과 가장 비슷하게 생긴 흰수염을 그렸다.

남같지 않다.


물론 예전에 이런저런 손그림을 그려 올렸었으나 조회수가 없어 다 지웠다. 남들이 알아볼 수 있는 그림을 그려 올려야한다는게 결론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농사꾼 아버지에게 종이 아껴라 연필심 아껴라 라는 말씀을 듣고 자라서 그런지 하얀종이를 마주하면 손이 덜덜 떨리는 증상을(부담스러워서)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종이를 만만하게 생각하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A4 용지를 박스로 사두고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부담없이 낙서하고 버리기를 반복해서 극복했다.


신문 귀퉁이 교과서 귀퉁이 공책 귀퉁이 이런곳에 낙서한그림들이 그때나 지금이나 생각해보면 멋진그림이 많이 나왔다.

스케치북을 열고 마음먹고 그리면 손도 떨리고 부담스러워서 마음먹은 데로 그려내질 못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유튜브에는 '대충그리기'라고 올리고 있는데 가끔 '장난하냐? 이게 대충그린거라구?'라고 댓글을 쓰는이가 있다. 


대충그린것이다. 밑그림도 없지 않는가.


정성들여 그리면 힘들다. 시간도 오래걸리고 부담스럽게 그린그림은 보기에도 부담스럽다. 가볍게 가볍게 그리고 보자.


나는 어려서부터 위 그림정도는 그려냈다. 한마디로 지금 그림 수준은 초등학교 4학년때 수준 그대로다. 자랑같아보이겠지만 그당시 나보다 더 잘그리는 애들이 즐비했다. (우리나라에 손재주 좋은사람은 하늘에 별만큼 많다.) 집중력이나 섬세함은 떨어졌다고 봐야할정도다. 그때는 한땀한땀 정성껏 그렸었는데...지금은 보다시피 쓱싹쓱싹 그린다. 그게 다른점이다.


마음은 자주 그려야지...하지만 현실은 일년에 손에 꼽을정도밖에 그리질 못한다.(신티크로 그리는것은 종이에 그리는것과 손맛이 다른것으로 간주) 오늘 오랜만에 그렸는데 뜻대로 안된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럭저럭 봐줄만한 정도는 그려진것 같다. 굼뱅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 하지 않는가. 문제는 내 재주는 이런것밖에 없다는게 나이 사십 넘어 확신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라나는 새싹은 가능성을 두고 이런 것 저런 것을 도전해 보지만 이제 나이 사십이면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 다 발견했고 다 결론이 난 상태다.


이젠 그냥 이런걸로 가야겠다. 원피스 캐릭터들부터 한놈씩 조져보자.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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