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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큰 아저씨의 보약 같은 이야기
서울중앙지검 지능범죄수사 1부 수사관 경위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본문
아침 댓바람부터 보이스피싱을 당했다. 살다보니 나에게 복권은 안되고 보이스피싱이 당첨되었다.
서울중앙지검 지능범죄 1부 수사관님께서 친히 핸드폰으로 전화를 주신것이다.
010-3028-5633
잠결에 전화를 받아 핸드폰으로 경찰이 전화를 걸었다는것을 간과해 버린것이다. 내용은 다른 검색으로도 나오는 2015년정도부터 검색되는 그 레파토리다. 김종태라는 전 국민은행 직원이었던자가 대포통장을 만들어서 중고나라에서 물건을 팔아 6000여만원의 거래가 이루어졌으니 아직은 피해자도 피의자도 아닌 연관된자라 전화로 미리 조사를 한다는것이다.
내 이름, 전화번호, 내 주민등록번호를 알고 있으니 믿을 수 밖에... 무려 내 주번을 줄줄 댄다. 생각해보면 과거 폰팔이들, 팀뷰어 해킹, 이력서, 옥션, 현대카드 해킹, 농협 해킹등 과거 얼마든지 개인정보가 털렸던 적이 있었지 않은가. 무려 20여년동안 털린 내 개인신상정보... 나만 털렸겠나. 우리 나라가 통째로 다 털렸겠지?
이것저것 받아 적으란다. 난 그래서 잘 받아적었다. 나는 그럴싸한 내용과 당당한 목소리와 짜증섞인 어조에 협조차 꼬치꼬치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내가 하는 일이나...팀뷰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약간은 수상하기도 했지만 우선 순서가 맞지 않는것에 불쾌감이 쌓여가고 있었다.
일이라는것은 순서가 있다. 신분을 밝혀야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상대방이 경찰이라면 내가 확인전화를 해서 확인한 후에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 가야하는것이다. 나는 이부분에서부터 즉 처음부터 불만이 쌓여가고 있었다.
또한 팀뷰어 이야기에서 왜 경찰서에 신고를 안했느냐고 말하는것으로 나는 의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대단한 경찰관님들께서 팀뷰어가 내가 마우스를 안움직였는데 스스로 움직였다고 경찰서에 신고하면 얼씨구나 하고 대응해주는 분들이 아닌것을 경위님이라면 더 잘 알텐데...다그치는것이다. 마치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듯한 느낌.
"경위님 제가 작년 5월 17일날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에 방문한 적이 없으니 그날 뭘 했는지 알리바이를 찾아서 다시 전화 드릴께요"라고 했더니 어쩔 수 없이 소환장을 보낼테니 출석해서 조사를 받아야한다는것이다. 그때 나는 짜증이 났다. 아니 어느집안에 경찰관 없는 집안이 있는가. 우리집안에도 경찰 흔하다. 우리 조카도 경찰인데 이건 뭔가 순서가 많이 틀렸다 싶어 금방 다시 전화 드릴께요! 하고 짜증섞인 말을 하고 검색을 했다. 잠이 확 깬것이다. 서울 중앙지검에 확인전화를 해 보기 위해서 였다. 무려 잠결에 30여분을 통화했다.
네이버에 '서울중앙지검'이라고 치자 대뜸 보이스피싱만 줄줄이 나온다. 아차 했다. 그럼그렇지. 나는 112에 전화를 했다. 요놈을 신고하기 위해서였다. 벨이 두번 울리기 전에 전화를 받았다. 역시 사건접수는 112였으나... '서울중앙지검'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아~ 보이스피싱은 1332번이요~ 란다. 역시 대한민국 경찰 되시겠다.
귀찮은 기색이 역력하다. 이러니 대한민국에 사기꾼이랑 보이스피싱이 드글드글 한것이다. 도둑놈이 너무너무 많다. 경찰은 너무너무 피곤한것이다. 그야말로 '극한직업'이 아닐수가 없다. 안타까움이 전해져 오지만 나의 짜증은 1332번으로 이어져야했다.
역시 대한민국. 11시 반인데 벌써 전화 연결이 안된다. 점심 드시러 간 모양이다. 박수! 짝짝짝!
통화 예약을 원하시면 1번을... 오후 1시 40분인데 아직 연락 없다. 놈들을 잡으려면 신속히 전화번호를 근거로 조사해야할텐데 연락이없다.
여기 그놈 목소리가 나온다.
http://phishing-keeper.fss.or.kr/fss/vstop/avoid/this_voice_l.jsp
대체 그놈목소리가 몇개나되나...이렇게 많아도 못잡는 모양이다. 현상금이 무려 2000만원. 기관도 전화를 안받는데 어떻게 놈들 이름과 사는곳을 알 수 있겠는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아~ 피곤하다.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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