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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누각 이라는 불안감

Yanca 2018. 11. 2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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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지점 한 곳에 불이 나니 통신이 마비되고 결제가 안되고 인터넷이 안되고 난리가 났다고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고는 언제나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우리는 과연 '사고'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는가 하는 파악이 필요하다. 나는 '걱정쟁이', '근심 꾸러기'이기 때문이다.


몇 해 전 일본에 뜻하지 않은 지진과 쓰나미로 원전 사고가 나 돌이킬 수 없는 지구적 재앙을 목격했다. 그것은 결국 어떤 경로를 통하든 나와 가족과 이웃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줄것이다. 막을 수도 없었고 수습할 방법도 없는 이웃나라의 그런 사고는 과연 우리나라라고 피해 갈까? 느닷없이 건물이나 다리가 무너지는 이 나라에서 그런 사고는 얼마든지 가능한 뉴스의 소재인데 우리가 안전불감증이 되는 이유를 나는 이런 환경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끝없는 사건 사고에 무뎌진 것이다.


터지기 전까지는 터진 게 아닌 곳. 무너지고 부서지기 전까지는 문제없는 곳. 터질 것이 뻔하고 무너질 것이 뻔하지만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손을 쓸 수 없는 나라. 단속이나 계도나 처벌이 없는 나라. 누군가 다치거나 죽거나 해야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나라. 내 생각은 무사안일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변하지를 않으니 지치고 포기하고 그저 조소할 뿐이다.


쳐들어 와서야 아 전쟁이구나 했던 역사와 무너지고 나서야 아 그럴 것 같더라니 결국 무너지는구나... 하고 배도 뒤집히고 불안불안하더니 결국 사고를 치는 사람들도 입 아프게 많고. 사고 치는 애들은 애들이니까 그렇지 하고 봐주고. 취한 사람은 취했으니 그렇지 하고 봐주는 나라. 이 얼마나 후한가.


예전에 나는 외국에서 세탁기에 아기를 넣고 돌린 후 제조사를 상대로 고소를 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었는데 '과연 그들은 생각이 있는 사람들일까?'라고 의아해 한 적이 있었다. 내가 살아온 환경에서는 스스로 똑똑하게 처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였고 환경이었다. 주변에는 온통 위험한 물건이나 사람이나 그럴만한 조건들이 충분했고 일일이 하나하나 어른들이 주의를 줘도 부족한 부분이 얼마든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나라는 사고에 대해 자기반성보다는 '남탓'을 하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 한 것이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떨어지게 되고 끓는 라면 냄비는 데일 위험이 있다는 것은 살면서 체득하게 되는 것들인데 그런 위험 요소가 하나하나 쌓여 오늘은 이런 생각마저 하게 되었다. 결국 스스로 준비하고 경계하고 조심해서 안전을 챙겨야 하는 나라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자갈같이 단단한 개인이 완성되는 비결 아닌 비결이 수많은 사건 사고에 단련한 결과라니 차마 어디 말도 못 하겠다.


우리나라에는 원전이 어디 어디 있지? 집을 오래도록 살려면 그곳에는 가지 말아야겠다. 최소한 사고가 나면 도망갈 시간은 벌어야 하지 않겠나... 또한 혹시 놀러 가더라도 군대 생활하며 알게 된 '지뢰 지역' 근처나 그것들이 빗물에 쓸려 내려올만한 강물 근처는 가지 말아야겠다던가. 범죄율이 높은 동네는 피해야겠다던가... 그런 것들 말이다.


근심쟁이 걱정쟁이인 나는 전쟁위기가 고조되는 뉴스가 나오면 라면과 물과 양초를 사다 놨었고 어디가 아플까 봐 보험도 들어놨었다. 흉흉한 세상에 사람이 위험하다 하여 대인을 기피하고 세상 가장 안전한 이불 밖은 위험한 주위라서 밖에 나가는 것은 '마트'외엔 별로 없다. 과연 나만 이런 생각을 할까? 모르긴 해도 60% 이상은 나와 같을 것으로 생각한다. 근거는 '캐치마인드'라는 게임. 항상 10명 중 6명 정도는 비슷한 순간 비슷한 대답을 냈었기 때문이다.


어려서는 만화만 보던 내가 나이를 먹고 드디어 '뉴스'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정치는 왜 그런 방식으로 작동하는가 궁금했는데 그들의 행동 패턴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단체가 행동에 나서는 이유와 방식과 배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고. 젊은이들이 생각 없이 내 뱉는 말과 행동에 나라의 미래가 걱정되기도 한다. 개인만 아는 극한 이기주의. 장기와 바둑으로 터득한 하이레벨의 '정치질'은 안전이나 미래보다는 '개인의 이익'쪽으로만 발달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나라지만 그래도 희망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책임감 있고 좋고 똑똑한 이웃들이 많다는 것 또한 알기 때문이다. 나쁜 사건이나 나쁜 사람이 많지만 그래도 좋은 일이나 좋은 사람이 많다는 것. 어리석은 자들은 언젠가 깨우치는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 당장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 예를 들어 동네 병원 의사라던가. 약사라던가. 관공서의 공무원이라던가... 뉴스에서 나오는 그런 돌팔이거나 도둑놈이거나 사기꾼은 아니기 때문이다. 모두가 다 상태가 메롱이라면 어찌 살겠는가.


그렇다면 나는 어떠한가. 나는 과연 지금 내 주변에 사건이 날만 한 일들에 대해 미리 대비를 하고 있나. 대처를 할 수 있나. 내가 하는 일들은 안전한가? 더 나아가 과연 나는 무엇으로 이웃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나부터 반성을 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적어도 남을 탓하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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